식물 일기를 참 오랜만에 써 내려갑니다.
엊그제 동백나무(홍단이)의 근황을 묻는 댓글이 있었거든요.
그분의 동백나무도 홍단이와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가 식물을 잘 못 돌본다는 것을 알면서도,
동백나무를 보고 반해 데려와 스밈 화분의 운을 받아 잘 키워오다
분갈이 후 잎이 마르고 떨어지고..
여기에서 실수를 정리하며 분갈이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동백나무 분갈이 (나의 실수)
-분갈이 화분이 동백이보다 좀 컸다
식물들에게 화분은 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신발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무조건 큰 화분이 좋은 줄 알았는데-
식물에 비해 큰 화분은 과습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분갈이 후 흙에 물을 가득 주고 바로 햇빛에 내놓았다
식물이라고 햇빛이 언제나 좋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분갈이 후 일주일 정도는 밝은 그늘에서 식물은 휴식이 필요합니다.
물도 가득 주기보다는 적당히 주고 그늘에서 새로운 화분과 흙에 적응하도록 했어야 했습니다.
-물을 가득 준 화분을 온도 차이가 많이 나는 곳에 두었다
결국 홍단이는 냉해로 떠났다고 예측했는데
물이 축축한 흙이 가득 담긴 화분을, 일교차가 큰 베란다에 내놓아놓았기 때문입니다.
원래 실내에서 두고 햇빛만 쬐어주던 홍단이라ㅠㅠ
분명히 냉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살려보고자 그때부터 부랴부랴 검색해서
실내로 들여놓고, 안돼서 물꽂이를 해보고
안돼서 녹소토와 산야초 흙을 섞어 뿌리를 내리게 해보려고 했지만....
사실 이미 죽은 나무였을 것입니다ㅠㅠㅠㅠ
그리고 지금..
홍단이는..
초록별로 떠난 나무가 확실하지만..
차마 정리를 할 수가 없어서 그대로 꽂아 두었어요.
그리고 그동안 역시
식물 초보의 모습을 많이 지나왔는데요..
다들 그렇게 쉽게 재생산하던 미나리.
제 미나리들은 물꽂이를 하든, 진흙에 꽂아두어도
다 죽어버리더라고요..ㅎㅎ
무한 미나리의 꿈은 부질없었다는 것..
최근에는!!
미니장미를 우연한 선물로 받았지 뭐예요.
이제 식물은 안 키우고 레고 꽃이나 만들자고 생각했었는데,
요 친구들을 받고 나니 다시 의욕이 샘솟았습니다.
포트 2개였고 한 포트에 4그루(?) 4가지(?) 4 뿌리(?)씩 심겨 있었습니다.
아직 이름은 지어주지는 않았지만
우연히 받았는데 빨간 꽃이라
홍단이 인연인가 싶고 그렇습니다. ㅎㅎ
그래서 홍단이가 갔던ㅠㅠ 스밈 라지 화분에 분갈이를 해줬어요.
근데 홍단이 보내고 나니 이번에도 너무 불안합니다ㅠㅠ
이 장미들도 시들지 않을까, 죽지 않을까..
이번에는 실내에 두고 적응기를 가지고 있긴 한데
분갈이 중에 너무 팍팍 나눠서 심었나 싶기도 하고,
또 장미에 비해 화분이 너무 큰가 걱정의 걱정의 걱정...
장미라곤 꽃다발 장미밖에 몰랐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분갈이 다음날인데
장미꽃이 확확 펴지고 있어서 또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검색해보니 꽃봉오리가 있으면 꽃을 보고 분갈이를 하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분갈이하면 꽃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네요ㅠㅠ
상관없으니 시들지만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가시가 있어서 고앵이가 얼굴 들이밀 때마다 호통치고 있어요ㅋㅋ
지금은 바리케이드 쳐놓고 두었답니다.
그리고 또 우연히 다육이를 받아서..
저는 다육이도 몇몇 떠나보낸 전적이 있는 정말 초보 식집사인데ㅠㅠ
이번 다육이도 집에 오자마자 떨어트려가지고.. 조각조각 났답니다..
그래도 튼튼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 식물 일기는 좋은 소식들만 가득한 기록이기를 바라며
여기서 마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