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초보 식집사

동백나무 살리기(2) 물꽂이 시작, 다시 건강하게 살아보자ㅠㅠ

마고랑이 2022. 5. 11. 01:12
반응형

 

동백🌹

 

특별함이라는 것이 무섭다.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도, 내 고양이를 사랑하는 것을 포함해

재작년 만난 동백나무가 특별해져 버린 것도.

 

내가 사랑하는 나무. 그래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ㅠㅠ 

 

반려식물 왕초보인의 큰 실수로 홍단이(동백나무)가 아프기 시작했고,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았지만 다 악영향이었다. 

 

 

▼이전 겨울에 냉해로 추측하는 글

 

동백나무 살리기(1) 분갈이 후 찾아온 위기.. 냉해일까, 과습일까?

우리 집 반려 나무 동백.. 홍단이(이름) 분갈이하고 나서 상태가 나빠졌어요ㅠㅠ 큰 집으로 이사시키고 키도 키우고 덩치고 키워주고 싶었는데.... 만능 치트키인 스밈화분과 함께였지만, 역시

magoforest.tistory.com

 

위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듯 가장 큰 실수는 냉해 자체도 있지만, 이후에도 처치하지 않고 물만 듬뿍 준 것, 강한 햇빛에 놓아둔 점, 영양제를 준 점 모두, 아픈 나무에게는 더 나빠지게 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몇 개의 잎들을 떨구지 않았고, 새순도 살아있는 것으로 보여 건강해질 거라고 희망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4월 12일 

처참한 홍단이의 모습

 

가지 끝에 솜털과 함께 달려있던 마지막 새순이 말라 떨어졌다... 

이게 아니구나 싶어 유튜브를 포함해 '나무 살리기'등을 폭풍 검색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는 물꽂이를 해보기로 했다. 

 

유튜버 '엄마의 가드닝' 채널을 가장 많이 참고했다. 뿌리채로 물꽂이를 해서 식물을 살리는 내용이었다.

과습 식물을 살리는 방법이었지만 홍단이는 냉해로 추정되긴 해도 식물에게 휴식을 준다는 점에서 지금 상태보다는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뿌리째 뽑아버렸다.  

 

건강한 뿌리는 흰색인데 홍단이의 뿌리는 갈색으로, 잔뿌리는 모두 이미 죽어 떨어져 있었다. 

 

엄마의가드닝의 '과습 걸린 식물 살리는 3가지 방법' 영상에서 설명하듯이 최대한 흙을 털어내서 넓은 대야에 물을 받아 담갔다. 방해하는 것 없이 신선한 물을 잔뜩 마실 수 있기를 바랬다. 

 

뿌리의 모습

 

정이 들지 않은 식물이었다면 이렇게 안달복달한 마음이 들지도 않았을 텐데.. 

이 동백나무가 처음 온날 나중에 시골에 집 지어서 마당에 심어 평생 같이 살자고 다짐했었는데.. 

홍단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죽으면 안 돼ㅠㅠㅠ 나중에 넓은 마당으로 가야지ㅠㅠㅠ 

 

 

4월 15일 

갈색의 뿌리

 

오른쪽 사진의 왼쪽 하단에 흰색 뿌리가 아주 조금 보이는데, 이것도 하루 만에 갈색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물을 갈아줄 때 찬물로 갈아주어서 그랬는지... 

 

냉해로 아픈 홍단이를 고새 까먹었나 보다. 물을 갈아줄 때도 실온에 놓아두었던 물로 갈아주기 시작했다. 

물도 자주 갈아주면 좋지 않은 듯하다. 근데 자꾸 손이 가고 눈이 가서 더 힘들게 했나봄.. 

 

 

4월 17일 

잔뿌리도 계속 떨어지는 중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흰색 뿌리 갈색으로 변함ㅠㅠ 

 

 

 

4월 22일 

물꽂이 10일차 

 

나무는 성장이 더뎌서 물꽂이를 하더라도 뿌리가 나는 속도도 아주 느리다고 한다. 

동백나무의 경우 1년은 봐야 한다는 말이 있어서 진득하니 홍단이 간호를 마음먹었다. 

 

물꽂이 10일 차, 나머지 잎들을 맨 밑에 2개 빼고는 다 때어줬다. 이 잎은 자연적으로 떨어지지 않아 그냥 두었는데 어차피 말라있던 잎이었다.. 희망적인 것은 잎을 떼어낸 자리가 초록색이었다. 

 

나무가 살아있는지 보려면 가지 표면을 살짝 잘라 초록색인지 아닌지 확인하면 된다고 한다. 

뿌리의 변화는 없었다. 보통 물꽂이를 할 때 뿌리를 잘라서 가지 부분만 넣던데ㅠㅠ 도저히 죽어 보인다고 한들, 뿌리를 잘라내는 건 못하겠어서 그대로 두었다. 가지 정리도 확 하라고 하지만, 자신 없어서 조금만 잘랐다.

 

 

4월 24일 

더 앙상해진 내 동백나무

 

뿌리에 뭔가 잔뿌리가 나는 듯이 하얀 실? 솜사탕 같은 것이 생기기도 해서 기대했지만, 물 갈아주면 없어졌다... 뿌리가 나는 게 아니었나 보다.. 

 

 

5월 2일 

 

식물에 대해 공부를 더 하면서 물꽂이를 하기 전에 락스로 살균을 하는 방법도 있길래 대야에서 작은 통으로 옮겨주면서 시도해봤다. 

 

대야 물에 락스 한 뚜껑을 희석시킨 물을 넣고 5분 방치하고 깨끗한 실온에 뒀던 물로 충분히 헹궈서 새로운 통으로 이사! 

영양제를 아주 아주 아주 조금 넣어줘 봤다. 안 좋다는 말도 있지만ㅠㅠ 자꾸 뭐라도 해주고 싶음.. 

 

어두워야 한다고 해서 호일도 덮어줬다. 

 

집안에 사진에 보이는 구석을 홍단이 병원 구역으로 지정했는데, 통풍이 되어야 한다고 해서 셔큘레이터 내내 틀기도 하고 아주 난리를 피우고 있다. 

 

근데 나무들은 뿌리가 날려고 해도 자꾸 건들거나 움직여지면 죽는다고 하던데.. 큰일.. 

오늘도 바람 쐬라고 밤에는 테라스에 내놨다. ㅋㅋㅋ 나도 못 말리겠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관찰하는 중.. 

분무기로 줄기에도 물을 종종 뿌려준다.

 

 

5월 5일 

뿌리가?!?!!? 난다?!?!

 

기쁨의 함성을 질렀던 날!! 

흰색 뿌리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너무 기뻐서 달력에도 써놨는데.. 

 

다다음날 물을 갈아주고 나니 없어졌다......

ㅠㅠㅠ??? 뿌리가 아니었나??? ㅠㅠㅠㅠㅠㅠ

눈물... 

 

 

5월 10일

자른 가지 단면

 

그래도 여전히 희망적인 것은 이전에 가지를 자를 때도 단면이 확실하게 초록색이었고, 여전히 푸릇했다. 

비가 내리면 비를 받아서 물을 갈아줘야겠다.

 

 

뿌리 상태

 

새로 뿌리가 난다고 기뻐했던 건 사라졌지만..... ㅠㅠ

 

또 하나 희망을 품는 것은 뿌리 위 가지 부분에 켈로스라고 하는 뿌리가 나기 전에 생기는 하얀 얼룩? 이 생기는 듯 보였다. 

사진에 담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 보여서 아쉽지만, 저 하얀 자국들이 켈로스였으면 좋겠다ㅠㅠ

새로운 뿌리가 나서 마음이 좀 놓였으면... 

 

4월 12일 물꽂이 시작했으니 그래도 올해 안에는 홍단이가 무슨 신호를 주겠지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동백나무 살리기 프로젝트를 꾸준히 기록해보려고 한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