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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 리스트 :: 21세기 수동 커피 그라인더, 팔 안아파? 전체 물 세척 하기!

마고랑이 2021. 8. 14. 01:15

수동 커피 원두 그라인더 리뷰. 하리오 캐니스터 핸드밀 CMHN-4 / 물 세척 가능할까? 

 

타-란 ★ 리스트 04 

타란 리스트란?

인색한 마고가 최저가는 아니지만

대만족 한 물품을 추천합니다.

조금 일탈적인 내돈내산 물품 추천 리뷰! 


 

홍차나, 콜라의 카페인도 조심하게 되던 불면증이 끝나가고, 코로나로 집에 있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드립 커피 용품들을 구입하게 되었어요.

 

종이망 필요 없는 스텐 망 드리퍼와, 영롱한 커피 주전자.. 그리고 원두 그라인더까지 장만하면서 카페인 free의 늪에서 조금 나와 각성의 세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커피 내려마시고 하던 친구들은 모두 전동 그라인더를 추천해 줬어요. 손으로 직접 돌려서 사용하는 수동 핸드밀 쓰다가 결국 전동으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2번 사지 말고 처음부터 전동으로 사라고요!

 

근데 저는... 수동 핸드밀을 구입했습니다. 하하. 더 저렴한 전동 그라인더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타란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일 년 넘게 잘 쓰고 있어요! 왜냐? 

 

 

 

아주 예쁘거든요!! 가정용 전동 그라인더를 찾아봤을 때 전부 투박하고 눈에 띄이는게 없더라고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하리오 캐니스터 핸드밀 CMHN-4 이었습니다. 

 

이 제품의 특징은 유리 용기가 달려있어, 그라인더와 보관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무 손잡이의 엔틱함과, 저 든든한 자태. 생긴 걸 보자마자 구입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하리오 자체도 일본 브랜드이긴 하지만 커피 용품으로는 유명하기 때문에 믿고 구입했습니다. 

 

 

아무래도 완전 밀폐는 아니고, 이렇게 그라인더가 달린 뚜껑을 열면 코르크 마개를 뺏다 꼈다 하면서 보관할 수 있습니다. 원두는 아시다시피 바로 갈아서 내려 마시는 게 가장 신선하긴 하지만, 또 귀찮기도 하잖아요? 밑에 한 번에 잔뜩 분쇄해놓고 2-3일 정도 보관하면서 사용합니다. 

 

저 코르크 마개는 원두 갈 때마다 사실 까먹고 분쇄된 원두 가루에 밀려서 뿅 하고 떨어질 때까지 놔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지금처럼 습할 때 말고는 그냥 빼고 있었어요. ㅎㅎ 

 

 

손잡이 닳은 거 보시면 얼마나 잘 사용하고, 오래 사용했는지 느껴지시죠? 

 

이전에 지인 집에서 사용해 보았던 나무 서랍장처럼 생겨서 서랍처럼 뺏다 꼈다 하는 핸드밀도 써보았고, 원통형으로 되어있어서 돌려 여는 제품도 써봤지만. 나무가 예쁘긴 하지만 몸체가 나무로 되어있는 건 아무래도 곰팡이 위험이나, 위생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원두가루가 끼어있거나 빼기도 힘들어 보였고요. 

 

하리오 캐니스터 핸드밀의 경우 유리로 된 용기라서 가루가 끼거나 하는 일 없이 잘 쓸 수 있었습니다. 

 

 

-에이~ 전동 그라인더 사라고 했잖아, 수동 핸드밀 잘 쓰고 있냐?

 

생긴 것도 취향이긴 했지만, 드립 커피 입문자로써는 뭔가 낭만이 있었어요. 커피를 직접 돌~돌~ 소리 나게 갈아서 집안에 향을 퍼트리고, 하나의 명상처럼. 

 

나는 내 상상처럼 커피를 즐길꺼야!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죠. 🤣 

 

집에서 아침을 여는 행위를 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아서, 이불 정리(부자들의 습관이라고 해서 안 하면 찝찝해서 계속 열심히 하는 중ㅋㅋㅋㅋ)와 커피 내리기를 꼭 루틴에 넣었습니다.

 

잘 되었을까요? 

 

 

커피 갈기는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ㅋ 

 

그냥 손으로 잡고는 절대 못 돌려서 허벅지에 껴서 돌리거나 발로 꼭 쥐고 돌려야 해요. 가는 모습이 전혀 아름답지 못하고 숭함ㅋㅋ 지금은 좀 더 익숙해져서 덜한데 어느 날은 원두 갈기가 귀찮아서 넘어가거나 짝꿍한테 S.O.S 해서 대신 갈아달라고 부탁합니다. 

 

대부분 매일매일 원두를 갈아서 오른쪽 팔에 근육이 생겼....으면 그거라도 좋다 하겠지만,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요. (어째서!!)

 

 

 

 

그래도 잘 쓰고 있지만, 부모님이 이번에 커피 내려 마시고 싶다고 해서 드립 세트를 선물드리려고 하는데, 전동으로 사드리려고요ㅋㅋㅋㅋㅋㅋㅋ 

 

요새 예쁜 전동 그라인더도 있더라고요. 진리의 흰색으로! 

 

 

그동안은 유리 용기만 생각날 때 가끔 세척해주고, 그라인더 부분은 그냥 털거나 불어내면 가루가 떨어져서 그렇게 사용했었는데요. 

 

최근에 이마트에서 제일 싼 원두를 구입해서 갈아보니까 그동안 샀던 원두들과 다르게 기름기도 많고 근 적한 느낌이 강하더라고요. 태움 강도가 높거나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그렇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원두에 반짝거리게 뭘 발라 놓았는지 알았어요.

 

그걸 1kg나 사서 얼려놓고 꾸역꾸역 다 갈아 마셨는데요. 그라인더에 늘러붙은 가루들이 생기더라고요. 그거 보고 안 되겠다 싶어서 원래 먹던 공정무역 원두 주문했답니다. 

 

어차피 닦아야 할 것 세척하려고 분해했습니다. 하리오 그라인더 부분은 세라믹으로 제작되어서 물세척해도 된다고 되어있었는데, 이건 그냥 쇠 같긴 했어요. 보통 그라인더들은 청소솔로 털어내는 것을 권장하고 물세척은 지양하라고 하더라고요. 녹이 슬거나 물이 닿아서 부식이 시작되어서 그런가 봐요. 

 

잘 말려서 사용하면 되겠지 하고 전부 물로 쓱싹쓱싹 닦아 주었답니다. 속이 다 시원했어요. 

 

 

비포 BEFORE

 

 

애프터 AFTER 

 

 

정말 달라졌죠? 이 제품의 경우 분해하기도 쉬워서 어렵지 않게 전체 세척했답니다. 햇빛 살짝, 통풍 잘되는 곳에서 꼬박 잘 말렸지만 혹시 몰라서 조립 후 쌀을 넣고 갈아줬어요. 

 

 

어디서 또 그라인더 물 세척하면 습기 먹을 수 있게 생쌀을 몇 알 넣고 갈아주라는 얘기를 들었어가지고, 갈갈갈. 원두가 아닌 쌀을 갈아보는 건 처음이라 재밌는 경험이었네요! 쌀도 잘 갈리는구나~~ 

 

쌀은 그만 갈고 이제 원두를 갈아야겠죠? 

 

 

새로 산 원두가 도착해서 두근거리면서 시음해보았답니다. 뭐든지 처음은 설레는 맛이 있죠!

 

이번 원두는 인카페에서 구매한 유기농이고 자체 블랜딩 하신 듯싶은데 '올가닉 심야'라는 원두였어요. 저 같은 커피 초보에게 잘 맞는 산미 심하지 않고 너무 탄맛 강하지 않은.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맛이었어요. 

 

 

오늘도 커피 한잔으로 조금은 맑아진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쩔 수 없이 무기력하고 우울함이 전파되는 시기지만, 다들 힘내서 힘찬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덧) 죠르디 너무 귀여워요ㅠㅠ 작고 소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