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는 포슬포슬한 감자가, 날씨가 쌀쌀해지면 촉촉 뜨끈한 고구마가 땡깁니다.
다 못 먹을까 봐 박스 고구마를 열심히 외면해왔지만, 고구마 한 봉지를 대신 사 왔습니다. (지역에서 박스로 파는 고구마가 왠지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나는 군고구마가 먹고 싶다!
에어프라이어는 안 써서 당근 했고, 직화냄비는 예전에 태워먹어 버렸습니다.
흠.. 나는 군고구마가 먹고 싶은데 말이에요!
프라이팬이나 냄비에 구워도 된다는 말을 보고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벌써부터 프라이팬이 새카매지는 두려움을 조금 가지고요.
우선 고구마를 씻었습니다. 왜 껍질이 같이 벗겨지는지... 🧐 역시 박스 고구마를 샀어야 했어(?)
고구마는 수확하고 바로 먹는 것보다 후숙 시켜 먹는 게 당도가 높다고 합니다.
고구마 후숙 하기
- 고구마는 추우면 금방 썩는다! 온도가 낮은 곳은 피하자
- 봉지채 후숙도 금지, 습기 없는 곳에서
- 직사광선이 없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아래 위로 신문지를 덮어 후숙 하자
- 중간중간 돌려가며 섞어 주는 것이 좋다 (예민한 고구마..)
- 7일~2주 정도 후숙 하면 당도 높은 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
프라이팬으로 군고구마 굽기
냄비에 물 넣어 삶거나 찌는 게 쉬운데, 찐 고구마와 군고구마는 맛이 다르잖아요?
살짝 누릿하게 구워진 쫄깃한 고구마를 먹고 싶었어요.
그냥 스텐이나 무쇠 팬, 일반 냄비나 후라이팬에서 그냥 구워 만들기도 하시더라고요. 저는 종이 포일이 있어 깔았습니다.
물은 몇 방울 넣기도 하고, 완전 1도 안 넣기도 하던데, 처음 해보는 겁쟁이인 저는 종이호일이 다 붙을 정도로 물을 넣었답니다.
해보고 나니 다음부터는 물은 넣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무슨 차인지는 잘 모르지만 괜히 후라이팬 모드로..
집에서 군고구마를 하실 때 불 조절은
약불에서 30분!
뒤집어서 30분!
구워주세요.
센 불로 구우면 속은 안 익고 겉면만 타버릴 수 있으니 꼭 약불로 구워주세요.
1시간 동안 사골 우려내듯 고구마 굽기.. 그래도 타이머 기능이 있어서 편하게 구웠어요.
맛있어질 운명
중간중간 뒤집어 주어도 되지만, 저는 30분 지나 한번 뒤집고 뚜껑 덮고 30분, 한번 뒤집었어요.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군고구마.
이때부터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뜨끈뜨끈할 때 호호 불면서 먹어야 해!
감자에는 꼭 버터 발라서 먹곤 했는데, 고구마에도 버터를 올리나? 🤔 고민하며 소심하게 2개만..
버터 고구마 맛있어요! 근데 많이는 못 먹겠고, 딱 저 2개가 적당했어요. ㅎ
에어 프라이기 없이도, 직화냄비 없이도 되네요, 군고구마! 🤤 다음에는 완전 물 없이, 다시 도전해보려고요.
남은 고구마는 기름에 다시 구워서 설탕하고 올리고당 뿌려서 맛탕 만들어서 먹었답니다.
다음에 더 맛있는 고구마 사서 또 군고구마 해 먹으려고요~! 오랜만에 먹으니까 참 맛있네요. ㅎㅎ
고구마 먹고 나니 환상의 짝꿍인 동치미도 땡기는 부작용이 생겼답니다.
오늘도 뚝딱 도전 요리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