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함께/건강 정보 & 용품 리뷰

재난에 대비하는 집사의 자세 :: 재난 대응 가이드 라인과 이동장에 대한 고찰

마고랑이 2022. 7. 6. 23:27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터지고 나서 재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전까지는 불명확했던 걱정이 구체화가 되어 밤잠을 설치게 되기도 했다.

휴전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기후위기로 지진과 침수, 화재의 재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재. 위급 상황이 된다면..

나의 두 고양이와 함께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을까?

백팩형 이동장에 들어가있는 고양이
현실적으로 생각해보자

1. 재난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대응방법


우선 우리는 인간 두 명과 고양이 두 마리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함께 대피한다는 생각이 가능했다. 다묘 가정이었다면 더 지난한 고민이 되었으리라.

물론 나는 지금까지도 '무조건 고양이를 데리고 함께 대피한다!'의 입장이다. 그러나 재난상황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에 대해 반려인과 이야기 나누다 새로운 관점을 떠올리기는 했었다. 바로 '집밖에 풀어놓는다'였다. 뭐 이런 매정한 말이 다 있다 했었지만. 어느 정도는 현실적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처럼 전쟁이 발발해 위험한 피난길에 오른다고 생각했을 때, 아이들의 먹이, 배변을 챙길 수 있는 상황이 될까? 고양이는 스트레스에 민감해 장시간 비행에서 배변을 하지 않아 죽기도 하는 동물이고, 그만큼 환경 이동에 민감하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함께 대피하다 사람이 죽어 이동장에 갇힌 채 덩그러니 놓인 동물을 보고 난 뒤에 공포감도 있더라.. 데리고 가다가 내가 사고가 난다면? 이동장에 갇힌 채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그럴 바엔 차라리 집 근처에 풀어놓는 게 더 나은 방법일까?

우선 이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통용될 수 있는 것은 우리 집이 도시와는 먼 정말 산속에 있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산속으로 도망칠 수 있을것이다. 그러나 물론 집고양이기 때문에 야생에서 적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생존이 어렵겠지..


상상하기도 싫다..


2.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 확인


반려동물 가족을 위한 재난대응 가이드라인



국가에서는 어떻게 반려동물 대피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을지 찾아봤다.


▼▼국민재난안전포털 : 반려동물과 비상대처요령 가이드

국민재난안전포털

www.safekorea.go.kr


국민재난안전 포털에서 재난 대처법을 명시해두었다. 위 링크로 들어가면 가이드 파일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포털에 나와있는 재난대응정책과의 대처법은


재난 발생 시를 대비하여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집에서 가까운 대피 시설(임시주거시설), 동물병원 등의 목록을 만들어 놓고 시설까지 이동 경로 및 이동 방법을 미리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 자신의 지역 외부에 거주하는 친구나 친척들에게 비상시 자신과 반려동물이 머물 수 있는지
  • 알아보십시오. 또한 재난으로 인해 자신이 귀가하지 못할 경우, 반려동물을 돌봐달라고 이웃이나 친구, 가족에게 부탁하십시오
  • · 비상사태 기간 동안 담당 수의사나 조련사가 동물을 위한 대피소를 제공하는지 알아보십시오.
    (후략)


이라고 나와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대피 시설(임시주거시설)에 관한 정보는 얻을 수 없었다. 주변 대피소를 검색해봐서 직접 문의를 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리고 이것에는 함께 대피소에 입장할 수 있을 것처럼 쓰여있기도 하지만, 행정안전부의 재난대비 국민행동요령 ~'애완동물' 재난 대처법~이 아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대피소에 동물은 (안내견 등 봉사용 동물 제외) 출입이 금지한다고 나와있다.

3. 반려동물은 대피소 출입 불가?

카라 법과 정책 논평 페이지 캡쳐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 캡처


보호소 출입에 관해 검색으로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카라에서 올해 초에 쓴 논평에서도 울진 산불 당시 대피소에 반려동물이 함께 입장이 불가능한 경우였음을 보면, 여전히 재난과 대피, 그리고 반려동물에 대해서는 더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7년 포항 지진, 19년 고성 산불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이 불가능해 차에서 대피를 하거나, 대피소를 전전하는 보호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4. 이동장에 대한 고찰

강아지처럼 목줄 걸고 함께 달려 도망갈 수 없는 고양이의 특성상 이동장은 정말 정말 정말 필수다!! 데리고 대피할 때도, 대피를 해서도 꼭 필수인 이동장.

-하드 이동장, 켄넬

플라스틱 이동장
플라스틱 이동장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하드한 타입의 이동장이다. 처음 첫째 고양이를 데려올 때부터 샀던 오래된 이동장이고, 두 마리가 한 번에 낑겨서는 들어갈 수 있어 재난 시에 한 번에 들고 갈 수 있을 만큼 크다.

그리고 강형욱 훈련사의 영상으로 공부하면서 하드 타입의 켄넬을 자동차 이동 중에 꼭 써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교통사고가 났을 때 아이의 안전을 가장 높게 보장하기 때문이 있었다. 가끔 아이가 답답해 보인다고 차량 안에 자유롭게 풀어놓는 경우가 있는데 운전에 방해가 될 수 있고, 사고가 났을 때, 안전벨트를 찰 수 없는 고양이나 강아지가 다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 이동장은 처음에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를 때 구매했지만, 고양이용 이동장을 구입할 때는 상단에 뚜껑이 있거나 쉽게 열릴 수 있는 타입을 선택할 것! 병원 진찰 시에 고양이가 이동장에서 굳어있으므로 꺼내기가 쉽지 않다. 상단에 뚜껑이 있다면 고양이가 이동장에 있는 상태로 진료가 가능하다. 꼭 상단 출입구가 있는 것을 선택하자!!

-소프트형 이동장

네코이찌 포터블 펫케이지 판매 페이지
네코이찌 포터블 펫케이지


내가 차량 이동할 때 사용하던 이동장. 천으로 되어있고 넓어 2마리가 한 번에 들어가고 작은 화장실까지 넣을 수 있어 효과적이다. 재난 시에 대피소에서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검정 체크 이동장에 들어가있는 고양이
뒷자리에 안전밸트로 고정해 이동한다.


원터치 텐트처럼 접었다 펴지는 형태고 몇 년 사용 중이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말고는 뜯어짐이나 고장 없이 잘 쓰고 있다. 접어두면 부피가 작아 대피 가방에 넣어두어야 할 접이식 이동장으로 딱이다. (작은 화장실과 모래 한 봉지 정도를 대피 가방에 넣어놓자)

두 마리가 들어가 있을 때 위에 손잡이를 하나씩 들고 이동은 가능하지만, 혼자 두 마리를 넣고 달릴 수 있는 케이지로는 불가능..



-백팩형 이동장
백팩형 이동장은 그래서 이번에 고민하면서 구매한 물품이다. 하드형 이동장의 경우 혼자 두 마리를 넣고 뛰기에도 불편하고 상하분리의 가능성이 있어 위험하게 느껴졌다. 혼자 두 마리를 넣고 이동이 쉬운 이동장을 찾아보다가 백팩형 이동장을 찾아봤다.. 그러나 유명한 눕눕백의 가격이 너무 높아서(10만 원 후반대) 고민하고 있었는데, 꽤 큰 사이즈의 (보통 백팩형의 라지, 점보 사이즈) 괜찮은 가격으로 옥희독희 튼튼백이 펀딩하고 있어 참여했다.

처음 나도 뽑기운이 좋지 않아 교환받고 하는데 오래걸렸고, 나쁜 후기들도 있었으나. 이후에 나는 잘 쓰고 있어 내돈내산 후기도 함께 적어본다.

백팩형 이동장을 맨 모습
@옥희독희 튼튼백


옥희독희는 네모 백팩이라고 이미 백팩형 이동장이 있었는데 사이즈가 작았다. 튼튼백은 두 마리가 낑기더라도 들어갈 만큼의 사이즈였다. 무겁긴 해도 두 마리 낑겨 넣어서 차까지 달려갈 수 있었다.

실험에 동참하고 있는 첫째 고양이 

묵직한 가방 키 150 착샷


안에 기둥이 있어 모양을 잡아줘서 차량 안에서는 유사시에 하드케이스 대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 가방이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배달 가방하고 같은 내부가 비슷하다고 하다.

나에게는 엄청 거대하고, 낑낑 거리며 들어야 하기는 하지만 하드형이나 소프트형보다는 이동이 훨씬 쉽다. 캐리어형과 백팩형이 결합된 형태도 있는데 바닥이 흙바닥이거나 정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캐리어형은 사용이 어렵고, 백팩형으로 사용할 때도 무게가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한마리 들어있다. 3.5kg

키 175 착샷 비교

숨숨집으로도 사용가능


긴급상황에서 들쳐 매고 뛰기 좋은 백팩형 이동장.. 그래도 마음이 조금 든든해졌다.

인간용 대피 가방과, 고양이용 대피 가방.. 그리고 고양이 두 마리를 낑겨넣은 백팩형 이동장.. 사실 전부 꼼꼼하게 들고 대피하기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그저 두 고양이들이 늙어 편하게 죽을 때까지 안전하게 함께 살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가져본다..